엘라와 말하는 책장

엘라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달리,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는 버릇이 있었죠.

“엄마, 이건 너무 길어.”
“이건 좀 지루한걸…”
항상 중간쯤에서 덮고 말았어요.

엘라는 말했어요.
“책 속 세상에 진짜 들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날 밤,
도서관 한쪽에서 반짝이는 책이 엘라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끝까지 읽고 싶다면… 안으로 들어와.”

엘라는 그 책을 펼치는 순간,
책장이 빛나며 엘라를 안으로 삼켜버렸어요!

그곳은 거대한 책 속 나라였어요.
동화 속 왕국, 공룡이 사는 섬, 하늘을 나는 열기구 도시까지—
모든 미완성 이야기들이 모여 있었죠.

그런데 그곳은 조용하고, 멈춰 있었어요.

“왜 아무도 없지…?”

엘라는 책장 너머에 있던 도서관 요정, 리노를 만났어요.

리노는 말했어요.
“여긴 읽히지 않은 이야기들이 잠든 세계야.
누군가 끝까지 읽어주기 전까진,
그들은 깨어나지 못해.”

엘라는 첫 번째 이야기 속 공주를 깨웠어요.
“나는 네가 어떻게 용기를 냈는지 궁금해.”
공주는 미소 지으며 검을 들었어요.

두 번째 책에서는 파란 용을 깨웠어요.
“내가 널 믿어줄게. 그러니 이야기해줘.”

엘라는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어주고,
끝까지 읽어줬어요.

그러자 책 속의 세계는 서서히 색을 되찾기 시작했어요.

마지막으로 엘라는 자신이 들어온 그 반짝이는 책 앞에 섰어요.
표지는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엘라와 말하는 책장》

“이건… 내 이야기야?”

리노는 웃으며 말했어요.
“넌 이제, 누군가의 책 속 주인공이 되었어.”

그 순간,
엘라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고,
자신의 책장 앞에 앉아 처음으로
책 한 권을 끝까지 읽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말했어요.

“읽는다는 건… 누군가의 세계를 열어주는 거였구나.”

오늘 밤, 책을 한 장 넘기고 잠이 든다면
그 책 속 어딘가,
엘라가 조용히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을지도 몰라요.

좋은 꿈 꾸고, 당신만의 이야기를 잊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