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마 연대기 - [2편] 별가루 고양이 티엘라의 지도

별을 뒤집은 지 어느새 시간이 흐르고, 벨로마엔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하늘 아래 땅이 있고, 땅 위에 별이 있는 건 여전했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기억이 사라지는 아이들이 생겨났어요.

“루니, 내 이름이 뭐였지?”
“나는 왜 날 수 없는 거야?”
하늘 아래 질문은 더 많아졌지만,
대답은 점점 사라져만 갔죠.

루니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어요.
“내가 던진 씨앗이 뭔가 잘못된 걸까…?”

그때였어요.
반짝이는 털, 별빛처럼 가벼운 발걸음—
푸슉! 별가루가 공기 중에 흩날리며 한 마리의 고양이가 루니 앞에 나타났어요.

“너, 별 지도 필요하지?”
“너는… 누구야?”
“나는 티엘라. 별의 가호를 받은 길냥이.
잊혀진 기억들을 찾으러 왔지.”

티엘라는 말했어요.
“기억은 사라진 게 아니야. 벨로마 어딘가에 흩어진 거지.
별가루 조각을 다 모으면,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어.”

두 친구는 별의 지도에 따라 세 곳을 지나야 했어요.

🌫️ 1. 틈의 계곡
바위 사이로 과거의 목소리가 흐르고,
말하지 않은 마음들이 속삭였어요.

“왜 엄마는 날 혼내셨을까…”
“나도 사실 무서웠는데…”
루니는 귀를 막고 싶었지만,
모든 기억은 받아들여야 빛이 된다는 걸 배웠어요.

🎶 2. 노래하는 그림자숲
그림자들이 빛을 따라 춤추며 노래했어요.
“기억은 리듬이야. 박자가 맞지 않으면 너 자신도 잊게 돼.”

루니는 자신의 잊고 싶었던 순간들을
멜로디로 부르며, 그림자들과 화음을 이루었어요.

🌑 3. 달의 미로
빛도 그림자도 없는 미로.
티엘라마저 사라졌고, 루니는 혼자였어요.

“이제… 나는 누구지?”
그 순간, 마음속에서 별빛이 반짝였어요.
자신이 처음 했던 질문.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

그 순간, 마지막 별 조각이 스스로 루니 손에 내려앉았어요.

조각을 모두 모은 루니 앞에
하늘에서 멈춰 있던 침묵의 별 하나가 말했어요.

“넌 이제, 모든 걸 되돌릴 수 있어.
하지만 그 대가로, 너의 기억은 사라질 거야.”

루니는 눈을 감고 생각했어요.
“기억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나를 만난 모두의 마음 속에도 있는 거야.”

그렇게 루니는 기억을 모두에게 돌려주었고,
스스로는 처음으로 진짜 자신이 되어가는 길을 선택했어요.

그날 밤, 벨로마의 하늘은
다시 한 번 뒤집히며 별빛 비를 내렸답니다.

오늘 밤, 당신이 잊고 있던 무언가가
살며시 꿈 속에서 말을 걸 수도 있어요.
"괜찮아, 기억은 사라지지 않아. 네 마음 속 어딘가에서 숨 쉬고 있어."
별가루처럼 빛나는 꿈 꾸세요. 그리고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 주세요. 🌌💤